2008년 02월 20일
스위스
스위스에는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그나마 관심있는 부분은 시계?정도.. 뭐 시계도 그냥 잡지에 나오는 고가의 시계들만 한번씩 쳐다보는 게 다고.. 아무래도 스위스하면 중립국, 알프스 등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일정을 짤 때 인터라켄 안에 있는 라우터부르넨에 사흘밤을 자기로 하였다. 실제로 많은 여행객들이 인터라켄에 머무르거나 라우터부르넨에서도 하루, 이틀 밤을 자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제열차를 타고 스위스로 향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이탈리아 코모 호수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호수 풍경들이(가보진 않았지만) 펼쳐졌다. 지도를 찾아보니 코모의 호수 반대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국경이 다가올수록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이제껏 국경을 통과할 때는 여권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스위스로 들어갈 때는 경찰이 기차에 타서 일일이 검사를 하였다. 암튼, 계속 가다가 Spiez에서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 내렸는데, 유람선을 가는 통로가 있었다. 약 15분의 여유가 있어 그 길로 가보았더니 환상적인 호수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계속해서 열차를 타고 인터라켄에 가서 환전을 하고 라우터부르넨으로 가는 산악열차를 탔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밸리 하우스'라는 호스텔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보라한테서 추천받은 곳이었는데 뭐 어쩌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향했다. 한국사람이 투숙객의 절반을 넘는 듯 했다;; 4인실에 배정받았는데, 계속 한국사람들이 바뀌며 들어왔다. 첫날 저녁, 야심차게 식빵에 계란을 입혀 먹으려 했으나 식용유가 없어서 실패 --;
그 다음 날 실트호른으로 올라갔다. 융프라우호보다는 낮지만 007을 찍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니 순식간이었다. 동양인 말고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정말 실트호른 꼭대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아찔했다. 중간에 올라갈 때 하이킹을 했어야 하는 건데, 결국 마지막 마을로 내려와서 다시 라우터부르넨으로 걸어갈 때 약 1시간 좀 넘게 걸어갔다. 올라가서 아이거, 융프라우, 몽크의 세 봉우리를 본 것도 인상적이었고, 내려와서 한가한 목가를 걸어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이 계곡에는 수많은 폭포가 있지만 겨울이라서 모두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그 다음날에는 야심차게 스키를 타러 갔다. 태어나서 한 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는데 해발 2000m(Kl.Scheidegg)에 올라가다니 지금 생각해도 잠시 정신이 나간 것 같긴 하다 --; 막상 올라가서 스키를 신었는데 초보자라고 적힌 곳으로 갔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탈 수 있는 곳 같지도 않고 기찻길로도 막 미끄러진다; 극 초보자들을 위한 코스로 억지로 내려갔더니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남자2명이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형제인데 그 사람들도 처음 타본단다.. 암튼 그 코스는 내려가는데는 3초, 올라오는데 온 몸의 힘이 빠지는 터라, 그냥 무리해서라도 본 코스를 내려가기로 했다. 계속 넘어지고 하다 보니 내려갔는데, 다시 올라오기 위해 리프트를 탔는데, 엎어져서 리프트를 중단시키기도 했고, 타고 올라가는데 안전바를 한참동안 내리지 않고 가기도 했다 --; 아무튼 죽을 고생을 하고 다시 돌아와 스위스에서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그 전날 실패한 스파게티를 먹기 위해 같은 방에 있는 형님과 열심히 만들었는데, 파스타를 너무 많이 삶아서 억지로 먹다가 술 안주로도 제대로 못하고 냉장고에 EAT이라고 적어놓고 나와버렸다;
암튼 그 다음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제네바로 향했다. 제네바 시내를 잠깐 볼까도 생각했지만, 열차 종착역이 공항인지라 그냥 가버렸다.. 나름, 베른의 도시 풍경과 호수 주변의 시골 풍경.. 스위스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by 심재원 | 2008/02/20 00:28 | 2007~8 겨울 - 유럽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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